sns 시인 서덕준 시 캘리그라피 - 멍 外

마음대로 다시 읽는/시 2017. 8. 5. 00:00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깊은 밤
당신의 가르마 사이로 별이 오가는 것을 풍경 보듯 보는 밤
당신의 장편소설을 훔쳤으나 사랑한다는 고백은 찢겨있고
나는 결국 버려진 구절이 되는 밤

당신은 새벽보다 5분 빠르고 눈물보다 많으나 바다보단 적고,
당신은 사전에 실리지 않은 그리움.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문장을 위해서
내 모든 생애를 바쳐 시를 쓰는 밤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서덕준,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sns시인이라 불리는 서덕준 시인의 글들은 그의 인스타그램 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어떻게 이 글들을 알게 되었냐하면, 주변에서 감성글이라고 좋다며 그의 이름들을 연호하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좋다고 말하는 글들은 주변의 이들이 다 제각각으로 꼽았지만, 나는 제목만으로도 이 글이 좀 머리에 박혀서 한 번 적어보기로 생각했다.
(사진은 흐린 밤 붉은 달이 뜬 날에 찍은 것. 전체를 적기엔 글씨가 너무 작아져서 부분만 실었다.)

사랑하지 않으려 해도 기어이 사랑하게 되는 마음, 또 오늘은 놓으려했건만 오늘도 포기하지 못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나는 오늘도 밤이 깊다고 한다.
당신에게서 훔쳐본 당신의 장편소설일 마음인지, 인생인지 그것에서 '나를' 사랑한다는 구절은 없었고, 나는 당신에게서 자리잡히지 못한 버려진 구절이 되었다. 나의 이름은 당신의 소설책에 실리지 못한 이름으로.
그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당신을 사랑하는 '나'.


맑은 하늘이 서서히
잿빛 구름으로 멍드는 걸 보니
그는 마음이 울적해진다고 했다.

하늘은 흐리다가도 개면 그만이건만
온통 너로 멍든 내 하늘은
울적하단 말로 표현이 되려나.

서덕준, 멍
'

온통 너로 멍든 내 하늘, 너로 꽉찬 내 하늘. 너 때문에 얼룩덜룩 흐리고 점점 물들어가는 변화무쌍한 아픈 내 하늘.

멍이 없어지기 위한 연고는 또 쉽게 구할 수가 없고, 하늘을 보며 너를 생각하는 나는 그대로 멎은 혈관줄만 멀거니 본다.

다른 친구들이 더 좋아하는 다른 시들은 다음번에 소개하기로.
서덕준 시 폰 캘리그라피는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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