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태주 시, 멀리서 빈다 -필사(캘리그라피)
마음대로 다시 읽는/시
2017. 10. 29. 23:27
가을 전에 써놓은 시. 나태주 시인의 멀리서 빈다.
가을마저 가버리기 전에.
'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문장만으로도 좋지만, 앞선 두 부분을 짧게 읽어볼까.
너는 꽃처럼 웃고, 눈부신 아침이 된다.
나는 풀잎처럼 숨쉬고, 고요한 저녁이 온다.
너는 밝게 빛나면서 살아다오. 나는 어여삐 관심받을, 꽃, 너를 향해 더 뒤에서 조용히 숨쉬며 아침이 오게 준비하겠다.
네가 모르는 곳, 어딘가, 네 얼굴이 빛날 곳보다 더 낮은 아래에 땅에 가까이. 풀잎으로 자리매김하여 저녁으로 잠들겠다.
이런 얘기이지 않을까?
날이 추우니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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