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주제시 2017. 6. 29. 23:04

타닥


딱딱딱딱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그것은
어둠 속 고요에서 부유하는 숨에
또 한 숨을 더한다.

유리라는 장애에 가로막혀
그 습한 기운은 밖에서 꾸물거리고
다만 닿으면 소스라치게 놀랄 냉기만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해와의 내기에서 진 바람은
이것마저 실패할 리 없다는 듯
작은 방울 하나 하나와 함께 슬픔의 장막을 벗기려 한다.

아직 굳은 살 박히지 않은 가슴 속 한 덩이의
결 하나 하나를 헤집고 의지의 농도를 흐려버리는 찰나에
마중물이 된 것처럼 저 밑에, 혹은 속에서 역류해
또 하나의 유리에 물기가 어른거린다.

그치고 나면 부연 물때가 남을 것을 알지만
자연스레 흐려지는 창, 그리고

다시
잠기는
어둠속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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