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그린데이 세일에 산 제품 후기

기록/취미 2017. 10. 14. 19:49
세일은 오늘까지인데 신상품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혹시 망설이고 계셨을 분들에겐 좀 유용한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로 나온 비자 라인의 여드름 패치 관련입니다.

먼저, 이니스프리 비자 트러블 포커싱 패치!

마이크로 에센스 칩이 있는 패치들. 이미 예전부터 인터넷에서 꽤 봤던 형태인데도 사본 적은 없다가, 이니슾에서 나왔길래 궁금해서 산 것. 본 가격이 9천원인데, 그린데이라 멤버십 별 차등 할인율에 따라 싸게 샀다! 안타깝게 더 사려고 앱 보니까 일시품절...
직접 가기에 난 이미 늦은 듯...

이게 구성 끝입니다...
착샷이라니까 웃긴데, 얼굴에 붙인 사진은 좀 더 아래에 있어요.
동그랗게 중간에 표시된 부분이 트러블에 좋은 성분이 피부에 알게 모르게 침투되도록 하는 마이크로 칩이라고 합니당. 붙이는 순간부터 10초 정도 눌러준 뒤에 8시간 이상 붙이라는 설명.
10초 누르고 떼니까 붙인 부위 조금 따끔 했달까요. 여드름연고 바를 때 따끔하듯.


스팟 하이드로 콜로이드 밴드! 이것도 신제품. 4500원.

15개 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쪽도 중간에 원형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아래에 얼굴 사진 커요...조심.. .












여드름이 있는 볼에 붙여보니 확실히 저 원형으로 성분이 밀집된 게 보인다.
이어폰에 가까운 쪽의 패치가 마이크로 칩이 있는 포커싱 패치, 오른쪽이 얇은 하이드로 콜로이드 패치.

기존에 나왔던 패치는 그저 외부 접촉을 줄여주는 느낌 뿐이지 않느냐고... 화장할 때 감쪽같게 하려고 붙인다면야 상관은 없는데 꽤 얇은 편이니 하이드로 패치 사는 것도 낫겠다고 말해주신 점원 언니.

포커싱패치자기 전에!
하이드로콜로이드 밴드는 평상시, 혹은 아침에 화장하기 전! 까지도 사용가능 할 느낌?

짧게나마 직접 적어봤습니다.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는 알 수 있을테지만요.
+)소개하지 않은 일반 트러블패치 얇은 것은 12개에 2500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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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았어

기록/일기 2017. 10. 12. 01:46
두 세시쯤 커피를 살까하고 들린 편의점에 점주분이 김밥류 쪽을 채워넣고 계셨다.
이때 나는 이미 커피는 카페에서 사마실까, 저녁값이 덜어지는 셈이군 하고 마음이 기울었다.
그리고는 다른 손님이 와서 결제하니 잠시 그 등이 치워졌고 나는 빠르게 눈으로 훑어 원하던 품목이 있는지 확인했다. 없기에 다시 커피쪽이나 과자쪽을 둘러봤다. 빵이나 샌드위치 파는 쪽이 다른 쪽이라 그거라도 살까 싶어 보다가 다시 김밥쪽을 봤다.
그랬더니 그 사이에 원하는 품목을 채워놓으신 것이 아닌가!!
가볍게 커피와 샌드위치 생각을 털어내고는 그 김밥을 달랑 집어 계산대에 섰다.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있었지만,음량이 1정도라 방해는 적었다. 그저 결제를 위해 멤버십을 내밀고 체크카드를 내미는 것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들었을 뿐이다.

"-네요."

이어폰 한 쪽을 빼고 되물었다.

그거요, 잘 없거든요.

하루에 두 번 김밥이 들어오는데 한 번에 두 개씩만 들어온다는 말이었다.

맛있어서요, 먹어봤어요.
운이 좋았네요.
진짜 그렇네요.

가볍게 웃고 조금 크게 외치며 돌아섰다.

수고하세요!

운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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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 캘리그라피(필사)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달

마음대로 다시 읽는/시 2017. 10. 5. 00:23

사진은 캔디필름미니로 찍은 캘리그라피 사진.
241p는 김용택 시인의 꼭 한 번 필사하고 싶은 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중.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시를 많이 보여줘 마음이 좋아지는 시인이다. 좋아하는 시인을 손 꼽으면 내 개인 랭크에 굉장히 순위권.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세상에,
라는 부분만으로 시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내 부끄러우면서도 설레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

두 번의 전화를 받았다.
당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지만, 굉장히 호의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일테고. 그 또한 내게 꽤나 호의적이다. 혹은 그 이상.
어쩌면 나와 당신은 같은 감정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대하는 사이일 것이다.
이미 그리움, 연정들을 가진 상대라는 것을 제 입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설레고 그리운 근사하다는 앞선 전화는 좀 더 먼 곳에서 걸려왔다. 달이 떴다는 인사다. 그럼에도 설령 그대가 지금 보는 달이, 여기서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더라도 내 마음엔 환한 달이 떴으니 상관없다.
그저 간절한 그리움만큼 크고, 사무치는 연정만큼 환하니.
산 아래 그대 있는 곳의 달과 산 위의 내 마음 속 달은 같은 것이지.

세상에,를 연발하는 전화는 강변에 달빛이 곱다는 말을 전해온다. 좀 더 가까워진 마음, 어쩌면 가까워진 그대가 산 위로 오르는 중턱의 강변가에 와 내게 전화를 걸었을지도. 의식하지 않던 물 흘러가며 치대는 소리, 가슴이 트이는 소리가 귓가에 진짜 들리지 않았더라도 마음 속 달빛을 받아 빠르게 흘러가는 강물 소리는 '문득' 알아차릴 뿐이다.

달이 떠야 강변을 거닐러 나와 달빛이 곱게 부서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첫 번보다 좋은 두 번째는 그대와 내가 가까워졌다는 전화벨 소리.
울리는 것은 신호기일까, 둘의 마음일까.

'
어젯밤
나는
네 얼굴을 보려고

달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
-김용택, 달

달과 관련된 김용택 시인의 또 다른 시.
처음 캘리로 접했을 때엔 더 다른 내용이 있는 줄 알고 정말 문자 그대로 탈탈 '뒤졌는데' 끝이었다.

달빛 아래라면, 잠든 얼굴에 닿을 수 있을테니.
달 속으로 기어들어가야지.

혹은 내가 달 속으로 들어가 밤을 덮고, 눈을 감아 널 그리면, 네 얼굴을 볼 수 있을테니까.

구름 속에 가리지 않은 한가위 달은 여기 없으나, 그 곳 달빛 곱다는 연락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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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캘리그라피(필사)

마음대로 다시 읽는/시 2017. 9. 26. 02:03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기다린 일이 뭐가 있을까.
그것이 그저 약속시간까지의 기별이 없어 더 기다려야하는 기다림인지, 기쁨에 가득찬 학수고대의 기다림인지, 슬픔에 가득 찬 기다림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살면서 기다리고 싶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어찌보면 가장 오랫동안 기다리는 게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언제까지 기다렸다고 말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그것을 기다렸으니 그 기다림을 자신이 종식시키겠다고 말하는 자들에게는 더 이상의 말을 삼간다.

기다림은 보통 버티는 것과도 같다. 낯선 곳에 가서 정해진 배차 시간을 알지 못한 채로 기다리던 버스와 눈 앞에 쌩쌩 지나가는 택시 사이에서 번민하다 오기로라도 버스를 타고야 마는 버팀의 자세는 나 스스로와의 내기가 되고 만다. 그런 승부는 요금의 문제가 아니라면, 어느 때이고 시간의 문제에 맞춰 변통을 맞추는 게 제일 낫고.

오지 않는 너를 기다려~같은 노래 가사처럼 기다려 본 적은 없어도 대강 기다림에 대한 정의는 내린 적이 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현실에서 느끼는 아쉬움, 현재 상황에서 불가한 것을 실현시키고 싶다는 욕심, 반전된 상황에 대한 슬픔,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대한 절망, 늦어버린 깨달음, 그 외의 후회니 사죄니 하는 넋두리들. 그런 희생양들로 잘 뭉쳐진 '그리움'이라는 기다림. 옛 것에 얽매여 혹시나 하고 끝없이 희망을 기다리지만, 다 그리움일 뿐인 것.

물론 짜증남 혹은 설렘으로 가득찬 늦었으니 미안하다는 말도 못 듣고 하염없이 그저 기다리는 때도 있겠지.

이러나 저러나 내 경우는 잘 기억이 안 나서, 기다림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생각나는 시나 소개하려 한다.

'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시집 '게 눈 속의 연꽃' 중)

교과서에 자주 실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에서 참신한 대비로 새와 사람들을 비교하며 자유를 노래했던 모습이 이미지로 박힌 시인인데, 이 시는 내게 너무나도 사랑시로 다가왔다. 앞서 기다림이라는 것의 정의를 그리움이 범벅된 감정일 때도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그렇지는 않았다. 손꼽아 기다리는 설렘이이서 기다려본 적 있었던 사람은 알 것이라는 구절이 되게 잘 읽혔다.
뭐, 물론, 80년대에 쓰고 90년에 엮어낸 이 시를 정치적으로나 다른 갈망에 엮어 기다림이라고 노래하지 않았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을테지만, 시는 또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문 열리는 순간 너라고 생각했으니 '너'였다가,
너였어야 했던 '너일 것'이었다가,
그렇게 다시 문이 닫힌다.

딱 맞추어 여유롭게 가지 않고 미리 가서 자리에 앉아 문 쪽으로 신경을 다 쏟으며 기다려 본 적이 있는, 모든 사랑을 해봤던 이들은 알 것이다. 그것은 '네가 지는 게임이야'라고 들어도 마냥 기분이 좋은 기다림이란 것을. 굳이 미리 가서 가슴 두근거리며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절절히 가슴이 저며지는 기분.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하루도 아닐 것이고, 길어야 몇 시간, 짧으면 몇 십분 정도일텐데. 너는 내게로 오랜 세월을 다하여 지금 여기로 오고 있다고, 그토록 내가 기다리는 이 시간이 오랜 세월 같다고 하는 말에는 절절함이 느껴진다. 그렇게 기다리는데, 마침내 내가 간다고 말해버린다. 천천히 오는 너를 한 시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어쩌면 정말로 네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내가 가야겠어서. 너 아닌 모든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반대로 박차고 나가지 않았음에도, 이미 이 속의 '나'는 거의 '너'의 곁에 도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이 든다. 약속 시각의 정각만 되면 정말 그렇게 할 듯이 잠깐 기다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이여, 마침내 네게로 간다. 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곧 달릴 것 같은 굳센 사랑꾼의 모습이 느껴졌으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가장 오래 기다렸던 것을 따지는 것보다는, 기다림의 경험들 중에 어느 것을 그렇게 '오랜 세월'로 느꼈는 지와 그 모든 발자국에 가슴을 쿵쿵 때려보았는지를 헤아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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