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12

기록/꿈일기 2017. 7. 15. 00:44
시험기간 하나를 보내었더니, 또 다시 뒤돌아서서 마지막 시험을 치렀다. 중간과 기말의 간극이 이렇게 짧게 압축될 수 있는지 어렴풋 허구일까 한마디 문장이 지나친다.
어쩐지 사부작거리는 바지주머니에 돌려받은 전화기를 집어넣으니 까만 것이 하나 더 있다. (그래 아직 써보지 못한 그 사과폰 블랙이 예뻤어.) 업무용이 따로 있으면 좋지.
집에 사람이 비는 일이 드물건만 들고 나온 집열쇠를 입속으로 외며 챙기고, 교통카드를 열쇠 위로 푹 찔러 넣는다. 바지춤이 무거워져도 가방보다는 손이 닿는 주머니가 좋아 손으로 가려본다.
가방을 챙기고 어느새 정문에 모여 학교를 나가 골목 어귀에 예쁘게 칠해진 건물을 한번 올려다 보고 계단을 오른다. 깔끔한 만화카페인데, 룸식이 가능했다. 어쩌면 룸카페인데 만화가 비치되어 있을지도. 더군다나 컵과 스푼을 내밀며 커피가루와 설탕이 담긴 통을 가르키는 여주인인지 알바인지가 생긋 웃는 것이 셀프의 분위기가 만연했다.
다들 차례로 덜어내 입맛대로 골라만든 커피를 한잔씩 들고 새하얀 벽지와 파란 폼의 바닥재를 푹신하게 발로 밟으며 걸을 때, 어울리지 않는 시간에 울린 전화기 속 이름은 가족 중 누군가. 그리고 들려오는 먼 친척의 부고. 당신에게 가까운 이가 내겐 친척이라는 테두리로 겨우 닿는 소식이었다.
오늘 집열쇠를 챙긴 이유가 있었구나.
전화를 끊고서 망설이다가 말을 하려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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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이 없었다.

아주 오래 전의 노을 사진을 보며. 어린왕자가 생각났다. 곧바로 집에 있는 책을 펼쳐들어 자신만의 조그만 별에서는 의자를 조금씩 옮겨 그 석양을 계속 봤다는 구절 아래 '나'와 어린 왕자의 대화.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는 동화 혹은 소설의 재미와
어른이 된 눈으로 행간에 걸쳐있을 현실마저 읽어내며 생각하게 만드는 글의 재미가 또 사뭇 달라서 좋은 책.

어른을 위한 동화에 가깝지 않을까. 이 책에서 어린왕자가 B612 소행성에 살고있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메르헨이며, 타 행성의 주인들은 물론이고 말하는 장미와 여우까지도 직접 접해볼 수 있는 인간 군상 속의 표집들이기 때문이다.

짧은 단락 속에서도 대답이 없는 어린 왕자의 모습이 퍽이나 누군가를 닮아 오래간만에 다시 읽어야되겠다고 또 결심하고 책장에서 책을 빼내어 놓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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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굽이 - 여덟 고개

창작시/주제시 2017. 7. 13. 00:16



끝까지,
항상,
그는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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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굽이 - 일곱 고개

창작시/주제시 2017. 7. 13. 00:15


가끔 누군가는 그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를 정복하여 함락시킬 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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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굽이 - 여섯 고개

창작시/주제시 2017. 7. 13. 00:13


그럼에도 모두는 그를 알며
그를 자신의 권속으로 부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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