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제주 컬러 피커, 종달리 수국길 컬렉션. + 셀프 네일아트

기록/취미 2017. 7. 11. 00:22

작년 가을께 산굼부리 컬렉션에 있던 한정판 립스틱을 산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니스프리 제주 컬러피커가 수국으로 새 단장했길래 총총.
네일도 다섯컬러나 되었는데, 최대한 기존에 소장 중인 컬러와 겹치지 않게 테스트 다 해보고 산 수국 가득 여름하늘.
이름 참 길기도 해라.... 오글거림은 줄어들지만 작명 센스 대박인 에뛰드에 못지 않게 이니슾 제품명도 길다. 자연에서 따왔지만, 길다.
립이나 블러셔도 있었지만, 네일만 사 온 이유는 직접 하려고!
네일아트가 취미인데 확실히 더운 여름에는 네일 스티커로 간단하고 빠르게 데코를 끝내는 게 좋더라.


기포까지 잡아내는 무서운 노트5 기본 카메라... (기포는 스킨푸드 젤네일 탑코트 때문. 지속력이 오래가기 때문에 감수하고 사용 중이다.)
실제 색상에 가장 가까운 것은 새끼 손가락 색상. 투콧 이상씩 발라주고서 스티커를 얹었는데, 저 색상에 수국 색상이 살짝 언밸런스해 보여서 적당히 여백도 줬다. 약지의 금색 링 모양이 제일 예쁜 것이 함정

수국 다발이나 수국 자체에서 모티프를 따온 스티커들이 예뻐서 바탕색 없이 투명하게 해도 예쁠 것 같다는 생각중.
네일보다 스티커가 훨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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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셀프 네일아트

기록/취미 2017. 7. 10. 23:12
네일아트가 취미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기간이 거의 10년에 달한다.
누가 봐도 작은 공간이지만, 남들보다는 조금 더 큰 이점이 있는 도화지에 색색깔로 칠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장식을 얹어놓는 작업을 할 때면 스트레스도 잊고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내가 있다.

자기만족의 경향이 크지만, 어설픈 솜씨에도 자신들보단 낫다며 칭찬해주고 부러워하는 친구들에게 자주 자랑했던 사진들. 가끔 보고용처럼 형식적인 퀄도 있긴 하다.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 네일

호피네일. 은색바탕에 보라색 중심원을 둘러싼 검은 반점

색 하나로 호피느낌 내기. 무광 탑코트로 말린 뒤에, 같은 색으로 유광 느낌 내서 무늬 만들어줬던 기억. 까먹고 또 탑코트 바르게 되면 머리를 뜯으며 괴로워하게 되기에 굉장히 조심했던.

보고 따라하는 경우도 많았다. 네일로 유명한 뷰티블로거 글이 띄워진 노트북 창...

몇 년 전 당시 가장 핫했던 반응을 불러온 장미네일. 세필붓으로 주구장창  하얀 장미만 그리고 있었던 기간이라... 학원 선생님들마저도 어머 라고 말씀하시곤 딱히 혼내지 않으셨다. 보통은 그런거 할 시간에 공부해라고 말하는 어른들일텐데. 나름 뿌듯했던 기억.

레드 네일 잘 안하는데, 이 사진 시즌에 에뛰드 스트로베리 네일 이 나와서 사고 스티커도 붙였었다. 각각 따로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네일 색도 좋고 스티커도 귀여웠다.

좋아하진 않았던 ㄱㅣ억... 아리따움에서 나온 모디 네일 스티커. 당시 유니스텔라와 합작한 시리즈가 많았을 때인데, 왜 저 스티커까지 사왔는지 의문이다. 얇은데, 탑코트를 바르니 왜인지 스티커 자체가 일어나는 일이 발생ㅠㅠ...

이때 얼마나 블랙 바탕이 잘 발렸으면

친구한테 자랑한다고 보냈던 사진이 버젓이 남아있다.
단순한 색상네일은 물어보지 않는 이상 잘 안 찍는데도ㅋㅋㅋ

심플 이즈 베스트. 저기에는 원래 골드 라인 테이프가 붙어있었는데 떼고 나니 더 깔끔하게 컨셉인 척 다녔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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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아포리즘,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아포리즘(aphorism) 신조나 원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것, 또는 널리 인정받는 진리를 명쾌하고 기억하기 쉬운 말로 나타낸 것. -다음백과 참고

안도현 아포리즘 (책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참으로 출간일의 계절에 어울리는 표지다. 2012년 11월)

교과서에 나오는 동화 '연어'로도 익숙하고, '너에게 묻는다'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음에도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라는 구절로 더 유명한 시의 저자인 안도현 시인.

"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짧은 세 줄만으로도 사람에게 무언가 곱씹게 만드는 문장의 힘을 가지고 있는 이 시인을 나는 좋아한다. 2000년대 이후에도 활동하는 현대 시인 중에서 좋아하는 시인을 손에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그의 여러 시집이 출간되었지만, 마지막으로 읽었던 그의 에세이집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안도현 아포리즘' 이 갑자기 머리에 맴도는 것이 며칠 전의 일이었다.

저자의 에세이집은 출간된 지 얼마 안 되어, 집 앞 도서관  신간 책장에 꽂혀있던 몇 년 전 이미 빌려와 읽었다. 당시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구절을 뽑아 한글 파일로 문서화해서 저장했던 파일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라졌고, 최근에 설단현상처럼 입 속에서 혀 끝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쓰는 내가 어딘가 불쌍했다. 결국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북도 있지만 실제 책을 더 좋아하는 지라 펼쳐보기 쉽게 실물로 사기로 결정했다.

반디앤루니스 같은 대형서점에도 비치되어 있었지만 알라딘으로 향했다. 깔끔하다고 생각해서 4분의 1 가격에 사고 집에 와보니 서너장 정도의 메모가 있었다. 책의 주인도 제 나름대로의 경구를 적어내려간 흔적이었다. 이런 것이 또 중고서적의 맛 아닌가. 그 외에 파지나 더러운 흔적은 없었다.

사실 제목이기도 한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쪽은 책 겉표지에도 이렇게 실려있다. 실제 책 속에서는 두 문단이지만, 왜인지 더 시에 가깝게 보이는 편집구도다.

그냥 '안도현 아포리즘' 이라고만 제목을 붙였어도, 이름 석자의 힘으로 관심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위치다. 하지만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는 구절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이 더 동하고 마는 것이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례로 한비자의 책을 '한비자' 라고 이름 붙이는 것보다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는 말을 제목으로 옮겼을 때의 효과는 판매부수에서도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전략이 없더라도 저자의 책은 손길이 간다. 저자 소개에서 '90년대 이후 보편적인 정서를 지닌 쉬운 언어로 세상과 사물을 따뜻하게 포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바다.

바람이 불고, 물결이 쳤고, 물 속의 햇살은 찰랑찰랑 아닌 차랑차랑한. 간단한 몇 글자에 때로는 웃음 짓고, 때로는 위안 받는다.

사실 계속 맴돌았던 페이지는 이것이었다. 제목이 뭐였지 라는 의문과 완벽하게 기억나지 않는 디테일이 궁금했다.
내겐 나름대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이것을 상상해보면 내가 집어든 돌멩이만큼 다시 내려앉는 돌멩이가 있을지 모르고, 그럼에도 어느 쪽에서건 자신의 행동이 계속 되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미련해 보이는 돌멩이 들어올리기를 그만 두고 말아버릴 나도 아니고.

모든 잠언이 정답이 아니다. 자신만의 잠언은 남과 다를 수 있고, 제 격언 하나 새로 만들 수도 있는 일이다.
내가 이 책을 오래간만에 찾은 것은 모두는 아니지만 꽤나 많이 고개 끄덕이게 하고, 곱씹게 하는 문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문장보다 마음에 와닿는 페이지 하나 더 소개해야지.

나 또한, 그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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