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좋은 호사 좋은 취미

기록/일기 2017. 7. 18. 00:11
뉴스24에 맞춘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cf들을 배경음악삼아 라디오 듣듯 목소리에 집중하고, 휴대폰의 알람들을 자주 확인하다가, 그림도 그리고 만년필을 꺼내 캘리그라피도 하고, 소설 설정도 다시 짜기 위해 아이패드와 블루투스로 연동한 노벨뷰 키보드를 쭉 빼서 에어컨 바람에 한 걸음 뒤로 침대로 물러나 등을 기대고 글을 쓰는

여름날
휴가철
나의 호사, 나의 자랑.

잠들기 전 집중된 취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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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춘천편 bgm과 안도현 시 이야기

기록/일상생각 2017. 7. 16. 02:23
용산역에서 춘천으로 가는 청춘선 열차에서 알썰신잡이라며 했던 얘기가 끝날 즈음 나온 노래가

이 노래 (언니네 이발관, 영원히 그립지 않을 시간)

어쩜 미리 글을 적어 놓아서 알았지. 미세하게 흘러가는 잔잔한 배경음악이 이 음악일 줄이야. 역시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보인다.

그리고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를 활자본으로 찍을거냐고 물으며 얘기 꺼낸 유시민 작가의 스치듯 나온 단어 연탄재...

또한 여기 이 글

뭔가 느낌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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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단편집 타인에게 말걸기 中 특별하고도 위대한 연인

오늘의 노트5를 사용한 캘리그라피를 같이 첨부.
직접 찍은 사진을 갤러리에서 골라내서 슥슥.

은희경, 타인에게 말걸기 (책 소개로 이동합니다.)

소설가 은희경의 작품을 가장 처음 접했던 책이다. 타인에게 말걸기. 당시 과제가 이 중단편집 속 한 작품이어서, 그 작품만 두 번 세 번씩 정독하고 속독하고 발췌독까지 했었다. 그녀의 세 번째 남자. 그 세 번째가 정확히 누구를 가르키는지 해석의 방향을 잡는데 고민했었다.
그렇게 접했던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조금의 용기가 필요하다. 어쩌면 단순한 호기심으로도 충분하다. 의무심으로 대해야하는 책이 생기는 경험이 있는 사람은 조금 망설일 때가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스포주의?)

'겨울밤의 정적 속으로
매해 참아오던 폭설처럼
당신을 덮겠다.'

막 시작해서 아직 이렇다 할 커다란 진척이 없는 연인관계 . 선술집이었는지 포장마차였는지 술을 마시러 간 상황. 남자는 여자에게 오늘 밤!을 말하고 싶어 저렇게 적은 쪽지를 그녀의 잔으로 괴어 마음을 전하려한다. 얼마나 시적이랴. 참아오던 마음의 절절한 토로는 정적을 깨고 알아달라 외친다.
세상이 눈에 덮였을까. 눈이 세상을 덮었을까.
두 문장이 같아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느껴질 수 있다. 앞선 상황은 이미 내린 눈으로 세상이 하얗게 변한 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고, 후자는 눈이 아직 한참 내리고 있는 동적인 이미지가 부각된다. 하물며 폭설처럼 덮겠다고 했다.
물론 이 서정적인 메모는 그녀의 실수로 맥주잔에서 쏟아진 물기 탓에 번져버리고 만다. 불길하게 보이겠지만  번지는 것쯤은 문제될 것 없었다. 다만 문장 속 단어 하나가 가진 이중적 성격이 이미 그들의 말로를 예언해버리고 만다.
폭설의 이미지는 온세상을 새하얗게 만들고 눈의 절정으로 이루어진 광경을 자아낼 수 있다. 하지만 폭설로 내린 눈의 양이 녹는 것은 순간이고, 그 눈이 녹아 질척해진   진창은 흙탕물처럼 불편함만 자아내 치워야할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사실 제목처럼 특별한 연인이나 위대한 연인은 흔치 않다. 더욱이 특별하고도 위대하기까지한 연인은 더 힘들 것이다. 이야기 속 연인이 되었던 남녀가 특별하고 위대할까? 아니라는 답에 한 표 던지고 싶다. 그들도 그저 평범한 연인관계를 맺었던 남녀일 뿐이다.

그럼에도 로맨틱하게 보이거나, 번지는 것으로 안타깝게 만들거나 하는 메모 속의 저 문구가 너무 좋아 사진에 글씨를 새기는 작업을 했다.
내 마음에 저런 문장 하나 둘씩 새겨지는 건 그럴 때 더 쉬워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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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5

기록/꿈일기 2017. 7. 15. 09:11
고등학교 친구들 4명 파티가 어째서인지 우리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블라우스 버전의 세미정장을 제각각 차려입고 버스를 기다렸다. 목적지에 내릴 수 있는 버스는 세 종류 정도. 먼저 온 마을버스에 몸을 구겨넣어 올라탔는데, 다음 정류장에서 꼬맹이들이 탔다가 왜인지 다시 내리는 걸 반복해서 시간이 지체되었다. 꼬맹이들 교통지도하는 태권도장 관장님인지 사범님인지가 사과했던 것 같다. 늦었지만 버스를 타고 가다가 도저히 짜증나서 안되겠다며 다같이 내리고 어디서 난 건지 모를 장비들로 달렸다. (차도에서 그런걸 타도 되나. 약간 외국에서 있는 카트라이더처럼 생긴 납작한 1인용 2인용 경주차처럼 생긴 땅에 붙어다니는 차.) 그리고 거기서 내려서 지하철역인지 회사인지 건물들 사이로 다같이 달려갔다. (역시 꿈....)

알람소리에 깨어나서, 너희들이 나오는 꿈을 꿨다며 카톡을 하려고 폰을 봤는데 단톡방에서 꿈꿨다면서 벌써 얘기가 진행중. 피식 웃다가 빵 터진 자음을 남발하며 나도 꿨다고 누운 채로 자판을 쳤는데, 그러다 다시 가물가물해졌다.

그리고 다시 깨니 아 뭐야 몽중몽이었어 라며 꿈일기 쓸거라고 티스토리였는지 메모 앱을 켜서 적다가 또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그런거 없다. 카톡 당연히 없고. 티스토리와 메모 앱 켠 적 더욱 없다. 몽중몽중몽이지만 그냥 몽중몽1

우리 집 아니었고, 중년 부부가 있었다. 친구 부모님일지도. 친구집을 갔다고 해서 모든 친구 부모님을 뵐 수는 없다. 물론 친구집이 아닐 수도. 촬영 같은 얘기가 대화거리였다. 내가 인터뷰하러 간 듯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물어봐야한다며 잠시만 이라는 눈치를 보냈다. 안방에 들어간 남자는 조심스레 촬영인지 프로그램인지를 말한다. 이야기를 들은 부인은 반색하며 그럼 딸애의 지갑도 새로 사줘도 되는 거냐, 이것도 새로 사도 되는 거냐 묻는데 하나 같이 오래되어 바꿔야 할 것 같이 생긴 물건들이었다. 들뜬 듯 보이는 얼굴에 꽤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그 방에서 빠져나와 그 집 식탁 쪽만 바라보다 머리 아파 눈을 잠시 감은 것 같은데,

껌껌한 밤 내 방에서 서서 유리창밖에 물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가서 섰다. 비가 내리는가 싶어서 물방울과 유리창에 반사되는 주홍색 가로등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그것이 비가 아니고 더 위에서 누군가 드라마 비오는 연출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가 이렇게 바람에도 흔들리지않고 균일하게 한곳만 향해 떨어질 리 없다고.

몽중몽2 -1

말소리가 들리는데 영어여서 이게 뭐지 싶어 깼더니 벌써 저녁시간에 손님이 왔다. 천천히 단정하게 입고 영어대화의 방패가 되려고 부엌으로 나갔다. 또 몇 개월만에 보는 식사광경에 웃으며 당사자와 나만 알아듣는 농담이 오갔다.

어느 순간 바뀌었는지 빵집이었다. 당사자가 카운터에 앉아서 빵을 먹고 있었고. 그 작은 탁자가 카운터인지도 몰랐다. 작은 1인용 식탁으로 보였고 돈받는 포스기도 없었다. 다만 거리낄 것 없이 집어먹는 것은 당사자도 나도 같았다. 빵을 진열해놓은 차곡 차곡 칸 나눠 놓은 높이 쌓은 찬장인지 진열대인지 사이에 안쪽 빵만드는 곳이 보이는 창문이 보이는 벽옆에 그 작은 책상을 대어 놨고, 책상과 유리창벽 사이에는 빵의 이름을 적고 가격을 적어놓은 이름표, 안내표가 종이에 적혀 플라스틱 이름판에 들어가 집게에 꽂아져 있었다. 영어로 적히고 또, 파운드 단위로 가격이 적혀서 지금은 1파운드가 한국 돈으로 얼마냐고 두번세번 물었다. 아니, 그런거 몰라도 괜찮다는 식으로 먹고싶은 빵을 되묻고 이름표들 옆에 있는 접시를 꺼내려고 하며 내게 다른 탁자에 앉으라 권했다. 가서 앉으면서 든 생각은 인스타에 올리면 여기에 손님이 넘쳐나지 않을까, 예쁘게 찍고 싶은데 마음이 들어 빵을 그 자리에 서서 집게로 집는 이에게 굿플레이팅을 위한 접시를 달라 부탁했다. 못말린다는 식으로 휘유 하고 짧게 제스쳐를 취하고 집어드는 접시의 문양이, 집에 있는 그의 부인이 남기고 간 직접 그린 도자기 의 무늬라 반가워서 웃다가

빵도 못먹었는데 깼다. 몽중몽2-2 자기 전에 빵 먹은 탓이 크다. 빵 만드는 법도 모르는데 내가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싶은 분위기와 규모의 빵집이어서 살짝 분해하고 있다. 물론 도둑놈심보. 외국인게 분명했어서 더욱.

이 모든 것은 밀지 않고 그냥 뒤집기만 하면 알람음이 일시로 차단되고 마는 스마트폰이 머리맡에 놓여있어 알람소리를 듣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손으로 대차게 뒤집은 탓이 크다. 그렇다. 하룻밤만에 꾼 것. 일어나니 부재중알람이 두 개나. 아마 그것은 뒤집은 탓.

고작 두시간안에 다 지나갔다. 알람 간격이 거의 한시간 동안 네 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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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이 있는가

수필 2017. 7. 15. 01:21
장마의 소강이 선고되자마자, 급하게 바톤을 넘겨받는 계주 덕에 이어달리기가 속행되었다. 우리편인가 하면, 또 그건 아니어서 그냥 탓이라고 말해야하나 잠시 고민했다. 이기고 지는 승부처를 판별할 변변한 위원회 하나 못 세울 관례상의 쳇바퀴통 굴리기가 또 진행되고 있는 것이었다.

복날, 조류독감의 우려에 해산물로 몸보신을 하겠다는 일반시민들과 삼계탕집 점주들의 인터뷰가 정오뉴스에서 번갈아 흘러나온다. 저기도 바톤터치네. 자기들은 모르겠지만.

대량으로 재워진 소불고기가 복날까지 남아있어 해치우기 위한 수단으로 당면을 넣어 전골을 만들었다. 저렴하고 합리적이라던 소비는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다 먹어야한다는 부채감을 안길 뿐이었고, 오늘도 나는 이 승부의 에이스로 발탁되었다. 삼계탕을 먹고 싶었지만, 재료를 사올 사람들은 바쁘고 내겐 요리의 능력도 없었다.  보통 외식으로 가는 게 집안의 관례였는데, 야근과 조류독감의 맞아떨어진 콜라보는 유야무야 고기면 되는거다란 말을 번지게 했다.

-이럴 때도 있는거지.

접시에는 양파즙과 어우러져 얇고 조그맣게 방울진 소기름이 젓가락질에 흔들렸다. 식용유도 올리브유도 전혀 두르지 않은 팬에 볶았는데 이렇게나 기름이 많이.

상 오른쪽에서 정중앙으로 들어온 젓가락이 두어번 오가다 멈추었다. 최후의 부스러기가 된  당면들은 작업에 돌입하여 수거당하는 중이었다.

-이거 어디꺼지?
-호주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답을 내놓았다. 이미 꽤나 전에 젓가락을 물린 사람이 말할 다음 말을 생각해본다. 그 팩에 몇 만원밖에 안하는 소고기가 그렇지, 수입산만 팔아서 그렇지, 또...

-우리 것으로 실컷 먹었으면 좋겠네.

입가심용 멧국에서 양파를 피해 미역과 오이를 건지던 손이 느릿해지는 것을 보았다. 내 손이었는데, 그것을 보는 눈은 다른 사람의 그것처럼 인식했다. 나는 답을 잠시 삼킨다. 아니, 다른 말을 골랐다. 당신이 살아온 옛 시간을 알기에. 지금의 우리의 적절한 여유에도 비할 바 못되는 시간이 있었었다는 단절은 이 최소한의 공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 시대와 그 시대가 달랐다. 단순한 기호의 피력보다 거리낌 없던 상태를 생각하는 목소리가 먼저 박혔다. 상대적빈곤은 한 집 안에서마저 존재한다.

-응. 먹으면 되지.

한우가 별거냐. 당신의 목소리에 내 목은 뜨겁고 매캐한 것으로 꽉 들어찼다. 식초에 녹아들지 못한 양파가 입속에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해볼까. 그게 좋겠지.

나는 국그릇과 브라운관만 번갈아 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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